한국콩연구회

-부안에서 출토된 토기편에 남아 있는 볍씨 자국(전영래, 1975:3下)삼국시대는 원삼국시대에 이어지는 시기로 고구려, 백제, 신라가 정립 발전하는 기간을 말한다. 원삼국시대 이후 철기의 급속한 보급에 힘입어 어로와 목축과 함께 농업생산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되었으며, 기병에 의한 새로운 전술이 등장하여 군사적 역량이 강화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부족집단의 통합이 촉진되었고 낙랑군을 비롯한 중국 군현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지배력이 강화되고 왕권이 성립되었다.   고구려는 만주지역에서 성장하여 자주성이 강화되었으며 중원과 문화적 접촉이 용이하여 일찍이 중국뿐 아니라 인도와 서역 및 북방지역문화를 수입하여 이를 백제와 신라에 전하는 구실을 하였다(金哲埈,1975). 백제는 한강유역의 마한이 성장, 통합하면서 성장하였다. 고이왕 때 중앙집권적 국가체제를 형성하고 근초고왕 대에는 영산강유역의 마한을 복속시키고 倭와 교섭하였다. 신라는 3세기 초에 연맹체를 이루고 낙랑과 연결된 부족 및 가야와 백제 등과 겨루면서 성장하였는데 고구려나 백제에 비해 발전은 늦었지만 내물 마립간 때에 집권체제를 갖추고 고구려 또는 백제, 중국의 전진 등과 접촉하며 역량을 강화하여갔다.

삼국시대가 되면 따비가 완전 소멸되고 새로이 살포가 등장하는 등 농기구의 형태상 변화를 가져와 ∪자형 따비와 쇠스랑, 그리고 살포가 보급된다. 새로운 농기구의 보급에 이어서 소를 이용한 쟁기의 사용, 즉 축력을 이용한 우경이 전개되어 농업경영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삼국 중 우경이 먼저 시작된 나라는 고구려인데 이는 V자형 관(冠) 및 삼각형 철제 보습을 단 유상리(有床犁)의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백제나 신라는 비교적 늦게 우경이 실시되는 것으로 보이며 신라의 ∪자형 둥근 보습 등이 실물자료이다. 이러한 삼국시대에 확립된 농경도구들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기본골격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게 된다(이현혜,2002).   이와 함께 백제 비류왕 27년(AD330) 축조기록을 갖는 벽골제와 같은 수리시설이 광범위하게 축조되었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수행한 당시의 다양한 수리시설관련 기록은 영천 청제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삼국시대의 콩자료는 부안 반곡리와 토산리, 김제 심포리, 논산 원북리, 익산 왕궁리, 김해 부원동, 산청 소남리, 합천 저포지구 등 8개 유적에서 검출되었다. 토산리의 추정 성채와 부원동의 패총유적을 제외하면 주거역에서 출토되고 있어 삼국시대 이전의 전반적인 콩류출토상과 유구면에서는 유사성을 갖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 그동안 검출되지 않았던 콩류가 삼국시대에 들어와 출현하고 있는데, 물론 발굴조사의 빈도와 유물의 검출노력  등과 같은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지만 주목되는 현상이다.

출토된 곡류 가운데 원북리유적 출토 새팥의 경우는 크기가 비교적 작아 일반적인 콩과 작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종류로 야생콩과 유사한 것으로 보았는데 이것은 콩과의 작물이 재배되고 있는 동안에도 여전히 야생콩류가 식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또한 산청 소남리유적에서는 콩과 팥, 녹두와 함께 다시 동부가 등장한다. 동부는 청동기시대 보령 평라리 유적에서 보고예가 있으며, 아프리카원산으로 중국에서는 한대 이후 재배된 것으로 보이며 9세기 경 에는 대각두라 하여 일본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安承模,2002). 따라서 소남리유적에서 동정된 자료가 확실하다면 동부는 적어도 삼국시대에 이미 콩과 팥, 녹두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재배되었고,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