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콩연구회

[콩소식지4월]콩의 수명

<콩 상식>콩의 수명

 콩은 1년생 초본식물로 자연환경에서는 짧게는 60일 정도 길게는 200일 이상까지 산다. 콩이 파종되어 성숙될 때까지의 기간을 ‘생육일수’라고 하며 사람으로 치면 ‘수명’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떡잎이 땅위로 올라 온 출현기부터 성숙기까지의 기간을 ‘생육기’라고 하여 우리나라와 개념이 다소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볼 때 콩이 파종될 수 있는 시기는 늦서리의 피해를 받지 않는 4월 하순부터 시작하여 7월 상순까지로 다소 긴 편이며 성숙은 지역에 따라 다르나 첫서리 올 때까지인 9월 하순부터 11월 상순까지는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콩이 생육 가능한 일수는 짧게는 80일에서 길게는 200일 정도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생육일수가 길어질수록 키가 커서 쓰러지고 병에 걸리기가 쉬워서 재배에 어려움이 따르므로 품종마다 파종에 적합한 시기가 있다.

콩은 높은 온도와 짧은 일장 아래서는 수명이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같은 품종이라도 어디에 재배되느냐에 따라서 콩의 수명은 다르게 된다. 콩의 파종에서 출현까지 출현일수는 평균기온이 8℃일 때는 39일, 10℃일 때 19일, 15℃일 때 9일, 20℃일 때 6일, 21~24℃일 때 5일, 25℃ 이상일 때는 4일이 걸린다(異儀田, 1983).

태국에서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콩이 출현하여 개화할 때까지 평균기온이 30℃ 이상이고 일장이 12시간 30분 정도일 때 제일 빠른 품종은 14일 만에 꽃이 피었다. 어떤 품종들은 16시간의 일장을 주면 꽃이 피지 않고 영양생장만 계속하게 되며, 그러다가 10시간 정도의 일장을 주면 2~3주 내에 꽃이 피게 된다. 그러나 품종에 따라서는 일장에 무관하게 꽃이 피는 품종이 있는데 이런 품종을 ‘비감광성 품종’이라고 한다. Fehr와 Caviness(1977)에 의하면 출현일수는 보통 10일 정도 소요되며, 출현부터 제3복엽이 전개될 때까지는 잎이 나올 때마다 3-10일(평균 5일), 제4-5복엽이 전개될 때까지는 3-8일(평균 5일), 제5복엽 이후에는 2-5일(평균 3일)이 걸린다.

콩 8품종을 가지고 수원과 목포에서 개화에서 성숙까지 소요일수를 비교하여 보면 5월 10일 파종하면 수원에서 67일, 목포에서 60일 걸려 7일간의 차이가 있으며, 7월 10일 파종하면 수원에서 60일, 목포에서 45일이 걸려 15일의 차이가 있다(홍 등, 1988). 따라서 5월 10일 수원에 파종한 것과 7월 10일 목포에 파종한 것을 비교하면 22일이나 차이가 난다. 이와 같이 개화에서 성숙까지의 소용일수가 차이가 나는 것은 목포가 수원에 비하여 남쪽에 위치하여 재배기간 중 평균기온이 1℃ 이상 높고 일장도 15~20분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품종에 따라서 종자가 꼬투리 속에서 차오르고 말라서 성숙되는 기간의 차이도 크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콩의 수명은 품종 고유의 특성뿐만 아니라 재배되는 환경에 의하여 크게 좌우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콩은 아무 곳에 시기에 관계없이 파종하여 재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각 품종이 적응할 수 있는 지역에서 적당한 시기에 파종하여야 천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