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콩연구회

소금없이도 짠맛을 느낄 수 있다

식품에 소금을 반만 넣어도 짠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소재 개발 가능성이 제시됐다. 우리 연구원 류미라 박사 연구팀은 4년 이상 숙성시킨 재래 간장으로부터 짠맛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입안에서 맛을 느끼고 세포 반응을 일으키는 ‘맛 수용체’를 이용해 짠맛의 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이다.

사람의 혀에는 나트륨을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짠맛을 느끼는 인지 경로와 나트륨 외에 칼륨 등 다른 양이온을 통과시켜 짠맛을 느끼게 하는 서로 다른 맛의 인지 경로가 존재한다. 실험 결과, 재래 간장 성분의 짠맛 조절 물질은 양쪽의 짠맛 인지 경로 모두에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짠맛 조절 물질은 재래 간장의 숙성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활성 물질의 함량이 증가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류 박사 연구팀은 짠맛 조절 물질이 재래 간장의 숙성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분자량 500~10000돌턴(dalton, 원자·소립자 등의 영역에 사용되는 원자 질량 단위)의 글리칸(glycan, 탄수화물이나 당이 사슬 구조로 이루어진 것) 분자를 함유하는 펩타이드계 물질(소수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것)이 주요 활성 성분의 하나라고 판단했다.

연구팀은 실험쥐를 사육해 A그룹에는 소금물 100mM(millimole)을, B그룹에는 소금물과 재래 간장에서 분리한 활성 물질을 0.25% 첨가한 용액을 제공하고 48시간 동안 각 용액의 짠맛 기호도에 따른 섭취량을 측정(행동 변화)했다. 그 결과 재래 간장에서 추출한 물질을 첨가한 소금물을 먹은 B그룹의 섭취량은 약 250mM의 소금물을 제공했을 때의 섭취량과 유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부 출연금으로 수행 중인 ‘식품 소재의 미각 인지 작용 조절 기술 연구 사업’(연구책임자 류미라)의 일환으로 도출되었으며, 국내 특허권을 확보하고 현재 미국과 일본에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앞으로 류미라 박사 연구팀은 식품의 짠맛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짠맛 조절 식품 소재 개발에 역점을 두고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숙성 재래 간장과 같은 식품 소재에 짠맛 조절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식품 소재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조리 식품의 나트륨 저감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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