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시씨(48)는 현재 식량과학원의 현장명예연구관 으로 있으며 농사에 종사한지 10년차 되는 농업인이 다. 작년에는 주변의 땅을임차하여 20만평을 지었는 데 올해는 12만평의 땅에 콩을 심었다. 보리 수확 후 콩을 주로 심는다. 올해 12만평의 콩을 심 는데 걸린 시간은 약 10일 정도. 이는 일반 콩 재배농가의 평균 노력 시간을 감안해 볼 때, 90% 정도의 노력절감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는 파종하면서 땅을 갈고, 배토작업을 하고, 살균처리를 하는 등 4가지 를 동시에 하는 기계를 직접 고안하여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 정에 맞는‘토착화된 기계화’작업을 하고 있는 그를 만나본다. 대담 : 박승시(농민,국립식량과학원 현장명예연구관) / 이재은 박사(농진청 전작과) / 정길웅(단국대 명예교수) ▶이재은 = 올해는 콩을 얼마나 심었는지 ▶박승시 = 12만평을 심었다. 40,000평(13ha)은 보리 수확 후 콩을 재배하는 이모작재배이고, 나머지 80,000평(27ha)은 콩을 단작 재배 했다. 대원콩을 심는데 올해는 종자가 적게 나왔다. 작년에 콩값이 워 낙 비쌌기 때문인지 올해는 콩을 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재은 = 언제부터 콩농사를 했는지 ▶박승시 = 농사에 종사한지는 10년 정도가 된다. 원래 자동차부품 공장을 했기 때문에 기계에 관심이 많았다. 처음 농사라고 지어본 것 은 대파농사다. 2005년, 대파보다는 수확이 좋은 콩농사를 짓게 되 면서 본격적인 기계화작업도 시작했다. 일이 없을 때는 주로 기계를 고안하고 수리하고 적응하는 일을 한다. ▶정길웅 =일리노이대학에 있을 때 미국 농부들이 쉽게 농기구를 이 용해 농사를 짓는 것을 보았다. 30년전부터, 학생들에게 기계화작업을 통해 농사를 지으면 앞으로 괜찮을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이렇게 훌륭하게 농사를 짓는 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고 감개무량하다. ▶이재은 = 우리나라에서 쌀농사에는 기계화율이 90%이상인데 밭 작물인 경우는 45% 정도 밖에 안 된다. 콩 재배시 크게 보면 파종작 업, 중간관리작업, 수확작업, 수확 후 관리작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 모두 기계사용이 가능한가. ▶박승시 = 지금은 100% 기계화가 되었다고 본다. 기계의 가장 중심 이 되는 것은 트랙터와 콤바인이다. 파종작업과 중간관리작업은 트 랙터에 직접 제작한, 기계를 부착하여 사용한다. 어느 정도 경사가 있 는 산비탈에서도 콤바인은 콩 수확과 동시에 탈곡까지 가능하다. 그 외 건조기, 정선기, 저장고 등도 있다. ▶이재은 = 본인이 직접 필요한 기계는 제작하고 있는데 비용은 얼마 나 드는지... 농기구임대는 고려해 보지 않았나. 본인이 갖고 있는 모 든 기계를 이용할 때 최대 얼마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나 ▶박승시 = 파종기 및 콤바인을 비롯한 기계화 일관작업에 필요한 구입비는 약 3억 정도 들었다. 임대를 하면 비용은 적게 들지만 적기 를 놓칠 수 있지 않나. 파종시기를 놓치면 풀도 많이 나고, 또 장마철 에는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지금 내가 보유하고 있는 기계로는 최대 70만평까지 콩 농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은 = 우리나라는‘농업의 계절성’때문에 일시에 적기가 몰리 는 측면이 있다. 콩 수확 후 판매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작년 소득은 얼마였는지 실례가 안 된다면 말해달라. ▶박승시 = 시세에 따라 중간상인한테 넘긴다. 그러면 중간상인은 대 기업에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에 총 매출은 4~5억 정도다. 이중 보리수확으로 얻은 7천만원, 짚 판매로 얻은 수확이 1억 정도가 된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재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짚을 잘라주고 날 라주는 기계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이재은 = 잡초방제는 어떻게 하고 있나 ▶박승시 = 파종 직후 토양처리제초제를 토양 전면에 살포하고, 약효 가 거의 소멸되는 시기인 파종 후 40~45일 사이에 트랙터 부착 배토 기를 이용하여 중경배토작업을 한번 해주면 잡초방제는 거의 완벽하 다. 그러나 이 시기가 주로 장마철이라 중경배토작업에 어려움은 다 소 있다. ▶정길웅 = 우리는 연간 150만톤의 콩을 수입하고, 국내생산은 20만 톤 정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토불이운동, 일본의 경우 지 산지소를 내세우고 있는데 콩을 생산한 지역에서 소비하는 시스템으 로 가면 좋겠다. <동의보감>을 봐도 보리와 콩은 궁합이 맞는 식품이 다. 근처에 저수지도 있고 하니 고창처럼 청보리밭, 콩밭도 조성하고 여러 콩가공식품까지 생산해서 이곳을 중심으로 웰빙특구를 만들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는 콩연구회도 자주 나오면 좋겠다. 거기에 함 께 어울려서 사는 즐거움이 있지 않나 ▶박승시 = 올해부터는 보리를 이용한 청즙라인도 갖춰 놓았고 콩을 이용한 가공식품생산도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선식을 만들기 위해 작년부터 조금씩 생산라인을 보강하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 로 콩연구회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겠다. 주소 및 연락처 :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초부리 386-1 / 011-201-9901
출처: 한국콩연구회 소식 제 294호(1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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