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16일 단오(음력5월5일)이기도 한 그날, 한국콩연구회에서는 경기도 여주에 있는 풀목산농원으로 하계 탐방을 다녀왔다. 수원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출발한 연구회 본진이 도착할 때를 기다리는 동안, 한국콩연구회 편 집위원들은 풀목산농원 사장님을 인터뷰하기로 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름도 멋진, 회화나무 아래 테이블을 가운 데 두고 앉았다. 회화나무는 예전에 마패를 만드는데 사용하였다는데, 원래 여염집에서는 기르지 못하였다고 한 다. 회화나무의 별칭은 정승나무다. 풀목산농원은 지금부터 20년 전, 경기도 여주 산골 농장에(3천평) 자리를 잡고 이십 여명의 지역 농민과 함께 연 간 35억원의 농업 매출을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1970년 새마을운동으로 대표되는‘증산의 시대’에는 유기농 농사 를 짓겠다고 하면 빨갱이 소리까지 들어야했다고 한다. 풀목산농원은 국산콩으로 무농약 콩나물을 재배해 경기도 인근의 120여 군데의 학교에 납품하고, 3.5센티 미니 콩나물과 숙주나물, 청국장 등은 풀무원에 납품하고 있다. 그동안 필자가 방문했던 곳은 전통장류업체가 대부분 인데, 풀목산이 특별한 점은 농원에서는 유기농 유실수가 자라고 있고, 공장에서는 무농약 콩나물을 키우고, 또 장 독대에서는 전통장류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콩나물만 한 달 2억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고 하니 풀목산농원 의 주력상품은 콩나물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콩을 주제로 사업하는 곳이 많이 있지만 가만히 보면 풀목산의 경우처럼, 발효식품과 비발효식품의 라인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곳은 없는 것 같다. 또한 수작업과 공장제품으 로도 나눠볼 수도 있다. 즉 전통장류는 전통방법대로 장독대에서 만들고, 콩나물은 많은 시설이 요구되는 공장에 서 나오는 것이다. 최광순 대표는 콩나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원료콩 선별에서부터 포장까지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는 자동재배 시스템을 운영한다”면서“5도씨 저온저장고에서 1년간 사용할 원료 콩을 비축하는데 이렇게 하면 95% 이상의 높은 발아율을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만든 콩나물은 3도씨로 예냉 되어있는 저장창고와 냉장트럭으로 옮겨져 고객 이 어디에 있든 콩나물의 신선함을 전해준다. 매일‘해뜨면 일어나는’농촌에 살면서 농촌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 온 최광순 대표는 2007년 신지식인이 되었다. 한편, 2004년부터 시작한‘국산콩으로 만드는 전통장류’는 아직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 도 고무적인 것은 올 초 경기도의 농특산물관이 중국 상해에 오픈되면서 적은 량이지만 청국장제품이 수출되고 있고 또 양재동 하나로마트와 신륵사 판매장 등에서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풀목산에는 1년부터 6년까 지 숙성된 전통장이 있다. 전통장의 색깔이 진할수록 항암작용 등 약성이 강해진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정작 소비 자들이 된장을 선택할 때는 색깔이 진한 된장은 외면한다 고 한다. 최근 최대표는 된장 위에 수분유지와 필요 이상의 산화를 방지할 목적으로 한지를 덮었는데, 1년 숙성이 끝나면 저온저장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마침내 콩연구회 회원들이 도착하였다. 우리는 맛있는 된장국과 삼겹 살로 점심을 한 후, 농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눈길이 미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손을 뻗어 오디(뽕나무열매) 와 보리수 열매를 따먹었다. 우리는 마치 천상에라도 온양, 마냥 행복한 오후를 보냈다
출처: 한국콩연구회 소식 제 283호(1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