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콩’취재를 위해 중국 절강성(浙江省)지역과 연변지역을 취재하고 왔습니다. 우리나라가 콩의 원산지라고 하지만 중국이 콩 제품, 콩 음식의 개발에서는 한발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부 제품의 다양성도 그렇지만 기능성 콩 제 품도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중국 내 내수시장이 크기 때문에 제품화가 쉽게 가능하리라 생각하면서 도 우리나라도 콩을 이용한 기능성 식품들을 적극 개발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썩힌 두부 취재를 위해 절강성의 소흥(紹興)을 갔는데(두부를 썩힌 게 아니라 센타이라는 나무뿌리를 썩힌 물에 두부를 담궈 냄새가 배어들게 함.) 썩혀 냄새나는 이 고약한 제품이 관광 상품화되어 인기리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소흥지역은 물이 좋아 중 국의 장산업이 가장 발달한 곳입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이 지역은 전국시대 월,양나라로 한반도와 교류가 많은 지역입니다. 중국의 장은 우리처럼 된장을 건져내고 숙성한 맑은 장이 아니라 메주와 함께 발효시킨 텁텁하면서도 걸쭉합니다. 그 장공장(醬工場)에서 자 체적으로 장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전시내용이나 규모가 우리가 벤치마킹을 해야 될 정도로 잘되어 있었습니다. 입구에 세계 각국의 언어로 장(醬)이라는 단어를 써 놓았는데 한글로 된 ‘간장‘이라는 단어가 우측 맨 상단에 씌어져 있어 여러 뉘앙스를 주었습니다. 연변지역에서는 조선족 마을을 취재 했습니다. 연길에서 훈춘으로 가는 길은 두만강을 따라가는 길입니다. 두만강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강이었습니다. 건너고 싶으면 언제든지 건널 수 있는 양안이 5백미터가 채 되지 않은 곳도 있었고, 국경 너머는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빨래, 세수하는 사람도 있었고, 집단농장에서 우마로 일하는 모습들이 옛 우리 농촌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이 두만강을 중국 측에서는 토문강(土們江)이라 부 르고 북한에서는 두만강(豆滿江)이라 부릅니다. 주변에 콩밭이 많아 콩이 넘치는 강이라 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그 어원을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단지 주변 조선족들이 사는 곳에 콩밭이 많고 유난히 콩 관련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것, 야 생콩을 쥐콩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 메주문화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 등의 사실로 미루어 콩이 넘치는 강이라는 작 명은 우리 민족이 했으리라 추정합니다(두만강의 어원을 부역을 피해 도망을 가는 강, 두만강 상류 지역이 없어지는 등 사라 지는 강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반면 두만강을 토문강이라 한 배경에는 정략적인 냄새가 납니다. 1712년 백두산 정계비에 朝.淸국경을 西로는 압록, 東으로는 토문이라 했는데 토문강의 해석을 놓고 양국 간 이견이 많았습니다. 조선은 송하강의 지류중 하나로 해석하고 청에서는 두만강으로 해석해 분쟁이 계속되다, 1909년 일본과 청국간의 간도협약에 따라 일본이 청국의 주장대로 토문강을 두만강으로 정해버린 것입니다. 간도땅(현재의 연변조선족자치주)이 우리의 지도에서 사라져버 린 셈입니다. 그 지역은 고구려, 발해의 땅으로 한민족의 고향인 셈이고‘콩’의 원산지입니다. 이번 취재에서 지천으로 널린 야생콩도 확인할 수 있었고, 거의 매끼 조선간장에 로두부(路豆腐)를 찍어먹는 우리 韓民族의 콩사랑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 다. 국제적으로 콩의 원산지는 동북아 지역이라고 두리뭉실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콩’의 원산지는‘만주와 한반도’라 고 주장해야 될 때입니다.
글쓴이 : 이글을 쓴 이연수 PD(광주 MBC)는 내년 초, 방영될 '콩' 기획물을 제작하기 위해 현재 세계 여러나라의 콩문화를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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