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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요술(濟民要術)-된장(醬) 만드는 법 By 관리자 / 2018-07-04 PM 08:53 / 조회 : 1211회

제민요술(濟民要術)-된장(醬) 만드는 법

제민요술(濟民要術)

70장-(1) 된장(醬) 만드는 법

12월, 정월이 된장 만들기에 가장 좋은 때이고, 2월이 그 다음으로 좋은 때이며 3월이 가장 좋지 않은 때이다. 바깥으로 수분이 빠지지 않는 항아리를 쓴다. 항아리에서 수분이 빠지면 된장이 상한다. 맛보아 시큼하거나 초가 된 경우에도 쓰지 않는다. 태양 아래, 높은 곳의 돌 위에 둔다. 여름에 비가 내리면 항아리 밑바닥이 빗물에 잠기지 않게 한다. 녹슨 쇠못 하나로 ‘세살(歲殺)’을 등지고 항아리 밑의 돌 아래에 박은 후에 설혹 임산부가 먹는다 해도 된장이 썩지 않는다.

봄에 기른 오두(烏豆)를 큰 시루 안에다 찐다. 춘두(春豆)는 입자가 작고 고르며 만두(晩豆)는 입자가 크고 잡다하다. 김이 오르도록 반나절 가량 찐 다음에 다시 거두어내고 도로 시루에 담아 찔 때 위쪽에 있던 것을 아래에다 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부분 고르게 익지 않는다. 사방으로 두루 김이 올라 쪄졌을 때 재로 불을 덮으면 밤새 불이 꺼지지 않는다. 말린 소똥을 가져다가 둥글게 쌓고 그 중심을 비워 불을 붙이면 연기가 나지 않고 화력이 숯불처럼 좋다. 만약 소똥을 좀 많이 거두어 두면 일상적으로 밥을 짓는 데 사용할 수 있는데 먼지가 없고 또 불기운이 사그라지지 않으니 풀을 데는 것보다 낫다. 오두를 깨물어 속을 보아서 콩의 노란색이 검게 변했으면 콩이 완전히 익은 것이다. 꺼내다가 볕을 쬐여 말린다. 밤에는 모은 다음에 잘 덮어 주어야 이슬에 축축해지지 않는다. 찧어 껍질을 벗기려 할 때는 다시 시루 속에 넣어 찐다. 김이 올라 다 쪄지면 하루 동안 볕을 쏘인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깨끗하게 키질한 다음에 절구에 가득 넣고 찧어도 부서지지 않는다. 만약 두 번 찌지 않으면 부서져서 깨끗해지기 어렵다. 키질하여 부서진 것을 골라내 버린다. 뜨거운 물을 끓여 큰 항아리 속에다 두황(豆黃 : 말리기 전의 메주)을 담가 둔다. 오래 두었다가 씻어내어 검은 껍질을 비벼서 벗겨 낸다. 끓인 물이 적으면 더 넣더라도 절대 물을 바꾸지는 않는다. 물을 바꾸면 콩 맛을 잃어버려 된장 맛이 없다. 껍질 벗긴 콩을 걸러서 찐다. 콩 씻은 끓인 물로 부순 콩을 삶아 된장을 만들면 즉시 먹을 수 있다. 대장(大醬)에는 끓인 물을 쓰지 않는다. 밥 한 끼 먹을 시간 동안 쪄서 깨끗한 멍석위에 꺼내 놓고 펴서 차게 식힌다.

미리 흰 소금․황증(黃蒸)․초예(草䕍)․맥국(麥麴 : 누룩)을 아주 바싹 말린다. 소금의 빛깔이 누런 것은 발효되면 된장 맛이 쓰다. 소금이 만약 축축하면 된장이 썩는다. 황증은 된장이 붉은 색을 띠게 하고 맛을 좋게 한다. 초예는 된장의 향을 낸다. 초예를 비빈 다음에 키로 까불러 풀과 흙을 제거한다. 누룩과 황증은 각각 나누어 빻아 가루를 내고 곱게 체질 한다. 말꼬리의 갈기로 만든 체가 더 좋다. 대략 두황 3말, 누룩 가루 1말, 황증 가루 1말, 흰 소금 5되, 예자(䕍子) 세 손가락으로 집은 양을 준비한다. 소금이 적으면 된장이 시어진다. 소금이 신국에 쓰일 경우에 1되는 분국에 쓰이는 소금 4되에 상당한다. 그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황두 더미는 평미레질하지 않고 양을 재며 소금이나 누룩은 가볍게 평미레질하여 양을 잰다. 세 가지 모두 양을 다 재면 ‘태세(太歲)’와 마주하고 동이 속에 넣는다. ‘태세’와 마주하면 구더기나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고르게 섞이도록 섞어 준다. 손으로 눅눅해지도록 실컷 주무른다. 또 ‘태세’와 마주하고 항아리 속에 넣는다. 항아리에 가득 찰 때까지 넣고 손으로 단단히 눌러 준다. 반쯤 넣으면 익기 어렵다. 항아리 뚜껑을 덮고 진흙을 단단히 발라 공기가 새어 나가지 못하게 한다.

된장이 익으면 항아리 뚜껑을 연다. 납월(臘月 : 음력 섣달)에 담근 장은 35일, 정월과 2월에 담근 장은 28일, 3월에 담근 장은 21일이면 익는다. 된장이 익으면 이리저리 틈이 갈라지고 사방의 항아리 가장자리에 붙어 있지 않으며 완전히 곰팡이가 피어 있다. 모두 쏟아내어 손으로 덩이를 잡고 부순다. 두 항아리의 내용물을 세 항아리로 나눈다. 해가 아직 뜨기 전에 정화수(井華水)를 길어다가 항아리 속에서 말린 소금을 녹인다. 대략 물 1섬에 소금 3말을 써서 맑은 물을 취한다. 또 황증을 가져다가 작은 항아리 속에서 약간의 소금물에 담가 둔다. 황증을 주물러 누런 즙을 짜고 찌꺼기는 걸러낸다. 소금물과 섞어 항아리 속에 쏟아 붓는다. 대략 된장 10섬을 만들려면 황증 3말을 쓴다. 소금물의 양은 역시 정해진 규정이 없다. 된장이 멀건 죽처럼 되면 바로 소금 넣는 일을 그만 둔다. 콩이 마르면 물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항아리의 아가리를 젖히고 볕을 쏘인다. 속언에 ‘시든 아욱(葵)으로 겉절이하고 볕에 간장을 말리네’라 했다. 이는 볕을 쏘인 된장이 맛있다는 말이다. 10일 이내에는 매일 수차 파(杷 : 발고무래)로 밑바닥까지 저어 준다. 10일 후에는 매일 잠깐 한 번씩 젓고 30일이 되면 젓지 않는다. 비가 오면 바로 항아리를 덮고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한다. 물이 들어가면 벌레가 생긴다. 매번 비가 내린 다음에 잠깐 한번 저어 준다. 된장을 다 저어 준 후 20일 이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100일이 되어야만 익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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